top of page

ESB Research 2024년 9월호

이화여대 경영연구소

이 달의 논문_Does ethical voice matter?? Examining how peer team leader ethical voice and role modeling relate to ethical leadership.Journal of Business Ethics, 2024, 192:113-128.(최동원 교수(인사조직/전략 전공))

이 논문은 팀 리더의 윤리적 리더십의 선행 변수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논문입니다. 경영학 문헌에서 전통적으로 기업조직의 성과를 함양시키는 리더십에 대한 탐구가 진행되어 온 것이 큰 흐름이지만, 엔론 사태 등의 비윤리적 스캔들을 기점으로 경영학 연구자들은 단순히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이 아닌, ‘윤리성’을 강조하는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깨달았고, 이를 기점으로 윤리적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윤리적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대략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되었음을 감안하면, 지난 20여년간 연구자들은 1) 윤리적 리더십이 정말 조직 성과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지, 2)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성과 증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3) 어떠한 조건 하에서 윤리적 리더십의 효과가 강화/약화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반면 본 논문에서는 윤리적 리더십의 긍정성을 전제하고, “그렇다면 이 윤리적 리더십을 증진시키는 선행요건에는 무엇이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특히 주목했던 것은, 팀의 리더들이 갖고 있는 개인적 특성과 성격을 넘어선, 사회적/외부적 요인들이 리더들의 윤리적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사회적 학습 이론에 근거하여, 동료리더들의 윤리적 제언 행동(peer team leader ethical voice)이 팀 리더 본인의 윤리적 효능감(moral efficacy)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더 높은 수준의 윤리적 리더십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며, 동료리더를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 모형(ethical rolemodeling)으로 간주하는지 여부에 따라 해당 관계가 조절될 것이라는 가설 역시 검증하였습니다.


 


본 논문의 검증을 위해, 국내 군 조직에서 복무하는 현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설문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동일방법편의와 같은 방법론적 오류들을 최소화하고, 변수간의 인과관계와 관련된 의문을 최소화하고자 하였습니다. 군 조직의 경우, 경영학 관점에서 영리 추구 목적의 조직이라는 측면에서 의구심이 있을 수 있으나, 1) 팀 내외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고, 2) 명확한 목적성을 갖고 움직이는 조직이며, 3) 리더십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측면에서 팀 및 리더십 연구에서는 최적의 연구대상으로간주되어 왔기에 본 연구의 설문 대상이 되었습니다. 검증 결과는 저희들의 당초 예상과 같이, 동료 리더가 활발한 윤리적 제언 행동을 할수록 그 영향을 받은 팀 리더들의 윤리적 효능감이 높아졌으며, 높아진 윤리적 효능감은 그들 자신의 윤리적 리더십 행동을 촉진시킴을 발견하였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동료 리더가 윤리적 제언 행동을 활발히 하더라도 그 동료를 긍정적인 역할모델로 생각할 때, 비로소 팀 리더 본인의 윤리적 효용감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윤리적 리더십의 함양을 위해서는 1) 리더 주변의 환경이 윤리적 풍토를 중시하고 이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뿐 아니라, 2) 이러한 윤리적 발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리더 본인의 해석도 중요하다는 점을 동시에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게재함에 있어서 가장 난점이었던 것은 무엇보다 변수 간 관계의 역 인과성(reverse causality)에 대한 의구심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논문에서는 매우 다양한 팀 리더 본인, 동료 리더, 그리고 차상위 리더에 대한 특성이 통제변수로 들어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논문의 심사과정을 통해 추가된 것입니다. 사실, 관련된 통제변수들은 이미 투고 이전에 검증을 하여 큰 통계적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모형의 번잡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제외하였던 것입니다만, 결국 수정과정을 거쳐 심사자들의 요청에 의해 다시 추가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저를 포함한 연구진들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첫째, 연구설계의 중요성입니다. 이 연구의 경우, 윤리적 리더십의 선행 변수를 제안하는 연구주제의 특성상, 이와 관련된 의구심이 제기될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고, 이에 꼼꼼히 관련성 높은 변수를 수집하였으며, 수정 과정에서 해당 변수들을 투입함으로써 심사자들의 의구심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저희들이 설문의 설계 과정에서 해당 이슈들을 안일하게 취급하였다면, 이 논문은 게재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물론, 연관 변수의 통제라는 것이 만능의 해법이 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연구자가 스스로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둘째, 연구의 투명성에 관한 고민이었습니다. 당초 저희가 의도했던 것은 단순히 “특정 변수들을 추가하여 검증했어도 결과의 차이가 없었다”라는 정도의 언급으로 간결한 연구 모형 구성을 추구하였으나, 심사진들은 완강하게 통제변수가 포함된 결과의 보고를 요청하였습니다. 저를 포함한 저자들은 무분별한 통제변수의 포함이 오히려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지만, 심사진들은 보다 엄격한 검증과 투명한 보고를 중시했던 것입니다. 이는 최근 들어 급증하는 연구부정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작금의 상황이 안타깝지만, 계속 논문을 쓰는 연구자로서 가능한 보수적으로 검증에 임하고, 가능한 자세하고 투명하게 결과를 보고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본 연구를 함께한 김동규 교수는 현재 프랑스의 NEOMA Business School에 있으며, 윤리적 리더십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공저자이신 손승연 교수는 현재 국방대학교 교수로 리더십과 제언 행동과 관련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중이십니다.

bottom of page